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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아니지만 나도 같은 경험을 한게 생각나서 울컥한 기분이 들었어8ㅅ8
나는 한 노래에 꽂히면 주구장창 듣는 경향이 있어서 뇌가 [노래]-[그 당시의 기억]을 자동적으로 엮어서 저장한다.
예를들면 에픽하이 4집을 들으면 미술학원 화장실이 생각남... 엠플로 들으면 고딩때 학교풍경 생각남... 악뮤1집 들으면 자전거로 본관과 미술원 오가던 길이 생각남... 봄날 들으면 첫회사 눈길에 출근하던거 생각남... 이렇게 아주 구체적인 장소와 공기까지 생각이 난다.
이 노래는 내가 규규랑 별을 보러 가면 같이 들으려고 했던 노래이다.
가사는 별거없고 걍 이별노래인데ㅋㅋㅋㅋ 걍 체인스모커스 특유의 노스탈직한 분위기가 너무 좋고, 화려한 반짝임 말고 작게 반짝이는 뭔가를 보는것같은 심상이 든다구 할까... 그래서 별을 볼때 이 노래를 들으면 너무 좋을것같아! 라고 생각했음. 제작년 겨울에 강원도로 별 보러 갔을 때가 너무너무 좋았기때문에(별을 보았다 포스팅 참조) 이번엔 날씨가 좋을 때 가서 평화롭게 노래를 들으며 별을 볼거라는 다짐을 했었다.
그렇지만 뭉뭉은 작년 겨울 고강도업무 혐성상사 지옥에 갇혀 버리게 되고......
너무너무 매일이 힘드니까 출퇴근길에 별을 보는 상상을 하면서 이 노래를 들었음ㅋㅋㅋㅋ 폰별보기ㅠ...시발....
그래서 지금 이 노래를 들으면 출근길에 지하철역에서 버스로 환승해서 회사로 점점 가까워지고 나는 점점 착잡해지는- 풍경과 공기가 훅 느껴져버리게 되었다...
별을 보려고 했는데!!! 여기다 써버리다니!!!! 너무 어이없고 슬퍼ㅠ!!!
그리고 얘보다 더 심각하게 못 듣게 된 노래가 있는데... 방탄 BE 앨범 전반부 트랙들을 통으로 못 듣는다. 아니 하필 내가 그 회사에 있을때 앨범을 발매할 게 뭐람! 게다가 내가 그때 듣고싶었던 말을 써줄건 또 뭐람!
그때는 "저 미래로 달아나자" 라는 문장이 주는 위로가 너무 커서 누르면 기분 완화 +1 되는 버튼처럼 느껴졌다. 근데 고통은 +100 +103 이렇게 와서 기분완화 버튼을 두두두두두 연타해 버린 결과... 마찬가지로 아침 출근길 풍경이 보이면서 가슴이 콱 막혀버리는 노래가 되어버렸다.
앨범 들을때마다 꼭 첫 트랙부터 순서맞춰서 듣는 버릇이 있어서 후반부 트랙은 다행히 살아남았다. 그래서 잠시나 Stay 같은 신나는 노래는 한 트랙씩 잘 듣고 있습니다ㅠㅠ
첫 직장에서도 힘들때 들으면서 힐링했던 노래가 있었지만 가끔만 꺼내서 방패로 쓰면 기억이 덧씌워지지 않아서 여전히 좋은 기억이 담긴 좋은 노래로 남아있다. 방패가 이렇게 확 닳아버린 적이 처음이어서 넘 아쉽고 또 아쉽다. 사용횟수 정해진 아이템인줄 몰랐어ㅠㅠ 정말 사랑했던 노래를 잃게 되는건 슬픈 일이야....
그치만 그당시에 노래들이 나 대신 닳아줘서 내가 덜 닳을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방패처럼ㅇㅇ 그렇게 생각하면 아깝지 않... 진 않고 여전히 아깝지만 그래도 운명의 일부라고 받아들일 수는 있다. 그리고 창작자들도 노래를 만들때 누군가에게 그런 용도로 사용되어지길 바랬고 내가 이렇게 싹싹 그릇밑바닥까지 긁어먹은 사실을 알면 기뻐할거야~ 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좀 낫다! 하필 내가 그 회사에 있을때 앨범을 발매할 게 뭐람! 이라고는 했지만 그당시에 넘나 잘 사용했습니다 고맙습니다ㅠㅠ
그래도 앞으로는 아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술도 기분나쁠때 마시면 안좋듯이 음악도 마찬가지인것같아.... 기분나쁠때 마시면 안좋지만 기분나쁠때 제일 땡기는 점까지.... 역시 나라가 허락한 마약인걸까.....
요새는 저스틴비버 신곡을 졸라게 반복해서 듣고있는데 나중에 들어보면 이 곡은 신혼생활의 곡으로 남으려나? 이건 좀 좋은듯... 하여튼 기억들이 감각과 엮여져서 의도치않게 연상암기법 되어버리는거 이제 알았으니까 잘 다룰수있을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