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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스포없이 쓰려는 노력을 하지만 스포가 있을지도모르는 포스팅)
백수가 되면 눈마새 피마새 정주행을 솨악 해봐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한달간 정주행을 마쳤다. 역시 나는 웹소설보다 고전판소를 더 좋아하는 취향인것같다. 다음편을 읽지않고는 못 배기는 일명 '머리채잡혀서 끌려가는' 느낌을 좋아하는데 웹소의 편당으로 짧게짧게 머리채 잡히는 느낌도 괜찮지만 책 단위로 길게 머리채잡히는거 꽤 좋은 기분^^
새 시리즈는 양판소와는 다르게 독자적인 세계관이 있는 작품이라 처음 읽을때는 그 세계관과 설정을 머리에 집어넣느라 헉헉 바쁘다바빠;;; 하면서 읽은감이 있어서 느긋하게 세계관의 익숙한 몸으로 솨악~ 미끄럽게 한번더 읽고싶었음ㅋㅋㅋㅋ 나름 열심히 읽었는데도 눈마새 4일 / 피마새 3주가 걸렸다.
읽으면서 이영도는 쩌는 재능충이구나!!!!라는걸 알수가있었다. 건물짓는것처럼 체계적으로 스토리를 쌓는다고 해야하나... 난 토가시처럼 그때그때 떠올라서 샤샤샥 하는데 존나쩌는결과물이 나오는 천재를 동경하지만 이런 건물짓기식 재능충도 '어케 이런 촘촘한 건물을???' 소리가 나오는 너무 쩌는 재능이기에... 둘다 사랑한다.
글구... 넘 재밌다. 특히 눈마새는 조오오오오온나 재미있다!! 초반 로드무비 -> 헉헉팝콘 눈을뗄수가없어 클라이막스 -> 전쟁스토리(여기가 약간 고비..) -> 뜨어어어어클라이막스 -> 순식간에 끝내버려서 독자들 솜사탕 물에씻은 너구리되는 엔딩... 이런 플롯인데(?) 여기서 초반 로드무비 느낌나는 부분이 넘사로 재미있는듯. 내 취향이 전쟁서사No 모험서사Yes이기도 하지만ㅋㅋㅋㅋ... 초반이 넘사로 재밌긴 하지만 끝까지 재밌게 읽었다. 백수의 신분으로 한 호흡에 읽으니까 더 좋았다. 흠잡을데 없는 완성도 + 캐릭터성을 둘다 갖춘 판소가 은근히 귀하다보니 정말 재밌어서 눈물흘리면서 읽음. 이렇게 촘촘하고 잘 설계되어 있는데 또 이렇게 사람맘을 확 끄는 힘이 있을수가 있나 싶고... 특히 하인샤대사원에서의 그..모먼트는 다 알고 다시 읽는데도 처음 읽는것처럼 벌떡 일어나서 "머라구~~~!!!!ㅜㅜㅜㅜ" 하면서 눈물흘리게 되더라ㅋㅋㅋㅋㅋㅋ
아니 글고 캐릭터들 너무 모에함.... 아저씨가 이런 고급진 모에를 구사할 수 있다니.... 신기한게 만화의 모에와는 달리 글이라서 어떻게 생겼는지 잊게되니까(? 비로소 완벽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모에함이다! 티나한 닭이지만 모에해;;; 륜 파충류지만 모에해;;; 사모페이 파충류지만 시집갈래;;;; 너무 신기한게 오메가라는 말이 나오기 1n년 전에 남성판소작가가 이런 오메가남을 창조하다니;; 넘 놀랍다구!! 게다가 은근 근친맛집이라는것도... 2000년도 초반 소설이어도 이렇게 힙할수가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준다구~! 이 깊은 고전근친의 맛을 귀멸같은 요즘것들(꼰대발언죄송)이 어찌 따라가리...이런 생각도 들었음
새 시리즈는 드래곤라자처럼 엘프마법사드워프어쩌구 세계관을 어느정도 차용한 게 아니라 완전 새로운 종족과 법칙을 들여오는데 그걸 설명충st로 안하고 자연스럽게 독자들아 알아서 적응해~ 하는것도 쌉간지인것같음. 글구 넘 현실감 있게 묘사해서 말도안되는 법칙도 어느새 적응이 됨;;;
눈마새가 정통 기승전결 패턴으로 전개되어서 깰!끔!하게 끝이 났다면 피마새는 기승전결 패턴이 아니라서 길고긴 역사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아니 이 장대한 역사를 한사람 머리로 어케 생각했대? 싶을 정도로 세계관이 리얼하고 웅장하며 엄청 많은 인물이 등장해서 정치적으로 서로 얽힌다. 그러다보니 눈마새보다 모에 부분에서 좀 약하다보니 읽는데 오래 걸리고 고비도 꽤 많다ㅠㅠ 글구 남주? 라고 할수있는 엘시가 넘 캐릭터성이 약해서 고비를 넘는게 더 힘들었던것도 있는듯... 그치만 선악을 구분할 수 없이 각자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퍼즐처럼 모이고 흩어지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다가 결국 완성된게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림이 되어버릴때 느끼는 고진감래의 짜릿함이 있어서 눈마새랑 피마새 중에 뭐가 더 잘썼다고 말하기가 좀 그렇다.
능력있는여성 능력있는남성 무능력한여성 무능력한남성이 골고루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영도 작품 속 캐릭터들은 모두 이영도처럼 말한다~남자이영도 여자이영도 노인이영도 아기이영도다~ 라는 비판도 듣지만(나는 별로 동의하진 않음.. 인물풀 꽤 다양하다고 생각해..) 거의 성별쿼터제처럼 칼로 무썬것처럼 공평한 느낌이 들어서 이 시대에서 이정도로 여캐를 다루는 작품이?! 하고 놀랐다. 여캐를 잘다루고 싶으면 캐릭터들을 성별 정하지 말고 우루루 만든담에 제비뽑기로 성별을 정하면 중간이라도 간다~ 왜 이런말도 있자나? 하여튼 드래곤라자에는 여캐를 다룰때 양념처럼 등장하는 빻음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사실 나는... 이미 일본만화에 절여져서 저항없이 조아했지만...) 나가종족의 미러링사회도 그렇고 지금나왔다면 꽤나 메갈얘기 들었을것같은 작품이란게 넘재밌다ㅋㅋㅋㅋㅋ 글구 내 재미취향이 [우리 완전 페미니즘대박이야 여캐취급 너무잘해 칭찬해줘!] 라거나 [그래 너네가 원하는거 했다 됐지?] 하는 느낌보다 이렇게 무심한듯 벡델테스트 통과해버리는 작품을 더 조아하기도한다...
하여튼 시간이 많다면 한번쯤 봐볼만한 판소인것같다. 아무래도 요새 웹소설은 말초자극을 위해 소비하는 면이 강하다보니 오랜만에 이런 스케일 큰 무거운 책을 보니까 역시 내 감성은 정통판소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ㅋㅋㅋㅋ 하여튼 클래식은 영원하다....